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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성·멀티미디어는 갤럭시탭, 콘텐츠·속도는 아이패드 ‘우위’

바람수기 2010. 11. 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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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태블릿피시 뭐가 좋을까

특징 대조적 ‘용도’ 따져봐야

갤럭시탭, 이동통신 가입필수

아이패드, 콘텐츠 유료 부담


태블릿피시(PC) 시대를 열어젖힌 ‘아이패드’냐, 세계 160여개 통신사가 공급하기로 한 ‘갤럭시탭’이냐?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을 국내 출시한 데 이어 애플도 9일부터 케이티(KT)를 통해 아이패드 예약판매에 나선다. 두 제품은 치열한 승부를 펼쳐야 할 맞상대이지만 각각의 특성이 무척이나 대조적이다. 두 제품을 직접 써본 뒤 제일 먼저 얻은 결론은 이렇다. 구매 전에 ‘탐구학습’을 철저하게 해야 하는, 차별점이 강한 제품이라는 점이다.

■ 갤럭시탭 양복 안주머니나 여성용 손가방에 들어가는 7인치 화면에 386g의 무게로 휴대성이 뛰어나다. 시집 한 권을 손에 쥔 느낌이라 한참을 들고 있어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에스케이텔레콤(SKT) 가입조건으로 판매되며, 무선랜이 없는 곳에서도 끊김 없이 인터넷을 쓸 수 있다. 이통 서비스 기반이라 음성·영상통화도 쓸 수 있다.




스마트폰용인 안드로이드2.2를 운영체제로 채택한 것을 두고 태블릿용 적합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안드로이드마켓의 응용프로그램 대부분을 별문제 없이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었다. 3.5인치보다 4배나 넓은 7인치 화면에서 보면 한결 눈이 편안하다. 안드로이드마켓과 별도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텔레콤이 국내용으로 제공한 콘텐츠도 여럿이다. 각종 전자사전과 동영상 학습콘텐츠를 담았으며, 리더스허브라는 전자책 리더 기능이 있고 교보문고 등을 통해 콘텐츠를 구매할 수도 있다.

위성항법장치(GPS)와 티(T)맵, 아이나비 입체(3D) 내비게이션이 기본탑재돼 있고 차량용 거치대를 구입해 쓸 수 있어 내비게이션을 완벽하게 대치할 수 있다. 앞뒤에 각각 130만화소, 300만화소 렌즈가 있어 디지털카메라와 영상통화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디지털위성방송(DMB)을 볼 수 있고, 외부 확장메모리(마이크로SD)가 있다.

화면 터치와 아래쪽 테두리의 메뉴·홈·뒤로·검색 등 4개 버튼을 통해 조작하는데, 모든 작동이 매끄러웠다. 응용프로그램 구동 속도와 인터넷 연결도 대체로 원활했다. 화면이 커지니 이메일이나 트위터 등 터치화면을 통해 글을 쓰는 것도 편리했다. 아이패드 발표 뒤에야 개발에 본격 뛰어들고 출시 일정을 내놓아 제품 완성도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출시된 갤럭시탭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

■ 아이패드 무엇보다 9.7인치 화면은 시원하지만, 680g의 무게는 지하철에 서서 한 손에 들고 보기에 버겁다. 실제로 아이패드를 구매해 써 온 지난 반년간 휴대한 채 외출한 적은 거의 없다. 집 밖에서는 스마트폰의 응용프로그램들을 쓰는 것으로 충분했다. 아이패드는 카메라 기능도 없고, 무선랜(Wifi) 제품엔 위성항법장치도 달리지 않은 콘텐츠 리더다.

아이패드는 집에서 컴퓨터를 켤 일을 크게 줄였다. 부팅 대기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점과 빠른 인터넷 연결, 블루투스 키보드를 통한 입력 편의성은 피시를 거의 문서 작업용으로만 사용하게 만들었다. 아이패드의 특성은 전용 앱스토어를 통한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에 있다. 주로 영어콘텐츠이지만, 전자책 리더인 아이북스를 통해 저작권이 개방된 수많은 책을 무료로 볼 수 있고, 최신 서적을 배달받을 필요 없이 구매해 즉시 읽을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특히 <토이스토리>와 같은 쌍방향 도서 콘텐츠는 앞으로 어린이용 책이 ‘아이패드용이냐, 종이책이냐’로 나뉠 것이라는 예상이 들게 할 정도였다. 화면을 만질 때마다 달라지는 ‘살아 있는 그림책’ 앞에서 종이 그림책의 운명이 위태로워 보인다.

눈앞에 가져가고 만질 수도 있는 넓은 디스플레이의 장점도 많았다. 동영상이나 사진 감상용으로 특히 뛰어나, 업소들이 전자 카탈로그나 메뉴판으로 사용한다는 게 쉽게 이해됐다. 편집된 화면을 통해 뉴스 가치와 편집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뉴욕 타임스> 아이패드 앱도 유용했다. 트위터·페이스북·신문 등 사용자가 선택한 다양한 콘텐츠를 글과 사진으로 편집해 보여주는 플립보드 앱도 자주 썼다.

■ 내게 맞는 태블릿은? 두 제품은 각각 휴대성과 콘텐츠에 강점이 있고 특징이 뚜렷한 만큼 용도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능이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고민스럽다. 갤럭시탭은 별도의 010 번호를 부여받고 2년간 월 6만원 수준의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 조건으로 써야 한다는 게 대중화를 막는 걸림돌이다. 갤럭시에스(S)와 대부분의 기능이 겹치기 때문에, 화면이 커진 갤럭시를 하나 더 장만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패드는 편집이 살아 있는 신문과 잡지를 볼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스마트폰이나 피시에서는 무료인 콘텐츠를 유료로 사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무선랜과 이통 서비스(3G) 모델 등 선택 폭이 다양하지만 휴대성이 떨어지는 실내용 미디어기기라는 점도 피시와 스마트폰 보유자를 망설이게 만든다. 이 때문에 태블릿피시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충분히 나온 다음, 어느 쪽이 요긴할지 선택하는 게 현명해 보인다.